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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책 속에 파묻히다

Hit : 1176  2017.02.01


방학은 다들 잘 보내고 있나요?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남은 방학을 알차게 보낼까 하고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책 몇 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방학 내 신나게 달려와 조금은 지쳤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책 속으로 한 번 빠져 보는 건 어떨까요?



 속에 파묻히다 


방학은 다들 잘 보내고 있나요?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남은 방학을 알차게 보낼까 하고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책 몇 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방학 내 신나게 달려와 조금은 지쳤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책 속으로 한 번 빠져 보는 건 어떨까요?






설국- 작가 가와바타 야스바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가와바타 야스바리의 소설 ‘설국’의 첫 번째 문장입니다. 첫 문장부터 설국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데요, 야스바리는 탐미주의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도 풍경 묘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작가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에서 소설의 배경은 일본인데 왜 한 나라에서 국경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과거 일본의 정치 형태는 봉건제가 발달해서 각 지방정권의 군사권과 경제권이 보장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각 현-우리나라로 보자면 군 단위 들은 서로를 다른 국가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에, 현의 경계마다 경비병이 배치되어 있어서 마치 국경과 같았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각 현은 서로를 나라로 인정하고 국(國)으로 호칭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근대화가 진행되고 중앙집권이 완성되면서 과거와 같이 특색 있는 지방 정권은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국이라는 어휘만 그대로 남아서 이 소설의 제목은 ‘설국’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설국’은 나라가 아니라 ‘눈 고장’이라는 표현이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제목은 우리나라 번역가들이 제목을 따 올 때도 그대로 이어져 ‘설국’이 고스란히 번역판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번역상의 실수인지 혹은 단절된 시골과 같은 풍경을 ‘설국’이라고 표현하여 낭만스러운 분위기를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눈 고장’보다는 ‘설국’이라는 번역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이 소설의 줄거리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장면은 주인공 시마무라가 설국으로 고마코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시마무라는 도쿄에 사는 한량으로 매 겨울마다 설국을 방문하며 소일하는 청년입니다. 고마코는 술집 여자로 작년 겨울에 시마무라와 만난 사이입니다. 둘은 처음 만났지만 꽤 친밀한 사이가 되었고 어느덧 관계가 깊어져 애인 관계 직전까지 발전합니다. 하지만 시마무라는 더 이상 관계가 발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고마코를 피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애인이라고 하기는 멀고, 그렇다고 평범한 술집 여자와 손님 관계보다는 가까운 애매한 관계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런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설국의 풍경과 조화되면서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겨울이 한창인 지금 같은 때 읽기에 좋은 소설 같기에 꼭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눈길-작가 이청준


 "내 자석아,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부디부디 너라도 좋은 운 타서 복 받고 살거라."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 ‘눈길’ 중에 한 문장입니다.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작품으로 당신들의 천국, 병신과 머저리, 소문의 벽등과 함께 이청준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또한 작가의 실제 경험담에 약간의 소설적 질서를 가미한 단편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아들과 어머니의 슬픈 가족 이야기로 서울에 사는 중년의 아들이 아내와 함께 어머니를 찾아가 과거에 맺혔던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어렸을 적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한 아들은 어머니가 다른 가족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가정형편 때문에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하고 일찍이 사회에 나가야 했다는 점에 대해 크게 분노를 품고 있었습니다. 반면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들에게 부모 노릇을 잘 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들에게 의지할 것도 의지하지도 못하면서 긴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내외는 어머니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거기서 아들은 어머니에게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죄책감에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러다가 아내에게 꾸지람을 듣고 날이 저물어 잠자리에 듭니다. 술을 먹고 잠에 취한 도중 어머니와 아내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머니는 아내와 함께 자신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사업이 망하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기 직전인 상황에서,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정류장에서 아들을 보내야 했던 그때 홀로 눈길을 밟으며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엿듣습니다. 이 이야기에 자는 척을 하면서 애써 눈물을 참으려고 하는 아들의 모습을 끝으로 이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흔히들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눈 덮인 길이 누군가에게는 아픈 추억을 담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아름다운 눈길을 보고 감상에 빠지고 싶을 때 이 소설을 추천해 드립니다. 

       
 날씨가 조금씩 풀려가지만 겨울한파가 아직 극성인 지금!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두고 눈 속에 파묻힌 바깥 풍경을 감상하면서 오랜만에 책 속에 파묻혀 보는 건 어떨까요?


[금강웹진] 부건휘 jajajan11@g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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