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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을 읽다. '금강웹진'

문화산책

금강이음새 학습튜터링 <북스타그램> 연작 칼럼 ②

Hit : 1517  2021.06.01

금강웹진 6월 호와 7월 호에선, 금강대학교 학습튜터링 독서팀 “북스타그램”에 참여하신 분들이 남겨 주신 ‘독서 칼럼’을 소개하겠습니다. 학우 분들의 깊은 사유와 진심 어린 공감이 담긴 칼럼에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금강이음새 학습튜터링

<북스타그램> 연작 칼럼 ② 



금강웹진 6월 호와 7월 호에선, 금강대학교 학습튜터링 독서팀 “북스타그램”에 참여하신 분들이 남겨 주신 ‘독서 칼럼’을 소개하겠습니다. 학우 분들의 깊은 사유와 진심어린 공감이 담긴 칼럼에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자유롭고 행복하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지음, 정토 출판)


변종연(18, 글로벌융합학부)



평소 독서를 즐겨하지 않았던 저는 군대에서 책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되며 독서를 조금씩이나마 하게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전역을 하고 나서 독서를 안하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우연히 ‘튜터링’ 모임을 알게 되고 “이 활동을 통해서라도 책을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튜터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책 선정의 과정에서 평소에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 이기도 하고, 짧은 글에서의 오는 여운과 생각하게 되는 느낌이 좋아 시나 에세이 같은 것을 즐겨 읽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어떤 시집이 있을까 찾아보던 중 평소 독서를 즐겨 하시는 저의 어머니께서 ‘지금 이대로 좋다’를 추천해주셨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법륜 스님의 목적은 ‘책 속의 이야기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가을 하늘처럼 맑고 밝아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라고 하였고 이 책은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 中 높은 조회와 공감을 받은 이야기를 묶은 책입니다. 그래서 책을 보실 때 모든 내용이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있고, 각기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책 속에서 기억에 남는 시들을 몇 가지 가져와 보았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해보셨나요?


어쩌면 어리석었을 수도 어쩌면 현명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위 내용에서 말한 것처럼 ‘사랑’은 무 조건적인 것일까요? 저는 이 시를 읽고, 과연 우리는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들고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으셨나요?




혹시 유행에 민감하시나요?


남들이 다 그렇다 하면 그런 줄만 아는, 남들이 다 하니깐 하지 않으면 불안한. 그렇게 하지 않고 나 자신만의 길을 찾아간다면, 참 좋은데 말이죠. 말이 쉽지 저 또한 저렇게 휘둘려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떻게 해야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까요? 우선은 멈추고 내 주변을 둘러본 다음, ‘본질’을 찾아본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저부터 해보겠습니다! ㅎㅎ


이 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를 지어볼까 합니다.



자기 혐오와 자기 비난은 비교로부터 온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는 자존감이 낮아지는 큰 이유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항상 남과 혹은 ‘이상의 나’와 비교하며 “나는 오늘 이것도 다 못했네”, “나는 이만큼 밖에 못 했어”라고 생각한 적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대치를 조금만 낮추고 비교를 줄이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나’를 사랑하며 ‘지금의 나’에게 자존감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나친 자기애도 지나친 자기 혐오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를 완전히 긍정해 버린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고, ‘이상의 나’만 바라본다면 ‘지금의 나’를 잃을 것입니다.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책에서 말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가짜뉴스에 낚이지 않을까?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제임스 볼 저, 다산초당)


김동원(16, 행정학)




제가 이번에 금강이음새 학습튜터링 <북스타그램>에서 소개한 책은 제임스 볼의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다산초당)이란 책입니다. 북스타그램을 신청한 뒤 ‘어떤 책을 소개할까?’하며 금강대학교 전자책 도서관을 뒤져보던 중, 눈길을 확 끌었던 책이죠. 참 과격한 제목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책을 읽게 된 계기, 인상 깊었던 내용, 아쉬웠던 점과 제가 찾은 요즘의 개소리의 순서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잘 속는 편이었습니다. 농담도 농담으로 못 받아들이고 거짓말인 줄도 모르고 속았죠. 광우병 얘기나 2012년 지구멸망 얘기가 생각나더라고요. ‘미국산 소를 먹으면 사람 뇌에 구멍이 뚫린다!’나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있다!’ 같은 것들이 지금 보면 정말 개소리이지만 저는 분별력이 없었습니다. 믿었었죠. 현재도 분별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느끼는데요. 이 책으로 분별력 좀 키워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됐습니다.


인상 깊었던 주제 두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개소리란 무엇인가?’와 ‘어떻게 개소리에 속지 않을 수 있을까?’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개소리란 ‘진실도 거짓도 신경쓰지 않고 마구 내뱉는 허구의 담론’입니다. 거짓말은 속이기 위한 목적이 있지만, 개소리는 혼돈 그 자체죠. 이 말이 인상적입니다.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걷어내는 일은 프레임을 씌우는 일보다 훨씬 더 많은 설명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로 ‘충격! 김동원, 맘스터치 옹호자인줄 알았더니 매일 밤 몰래 롯데리아에 가는 사진이 밝혀져.’라는 게 나왔다고 해봅시다. 여기에 어두운 밤에 롯데리아 앞에 저와 실루엣이 비슷한 사람 사진을 놓고요.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맘스터치를 더 가는데 말이죠.


저 기사가 대서특필되고 논란이 되어 제가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러면 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 밤에 어디에 갔는지 맘스터치를 갔다고 했다면 맘스터치 영수증을 보여주던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명하면 뭐하나요? 이미 논란은 퍼질 대로 퍼져서 사람들에게 저는 ‘맘스터치 중독자인 줄 알았더니 배신자였다.’라는 낙인이 이미 찍혀서 해명해도 약간 찝찝한 느낌이 남아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개소리가 노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소리에 속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분별력을 키울까요? 다음은 작가가 제시한 방법입니다. 첫째, ‘정말 그런가?’ 싶은 기사는 귀찮아도 팩트체크 기사를 더 찾아봐야 한다. 개소리가 노리는 것은 ‘감정적인’ 반응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보고 화를 내고 바로 믿어버리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자극적인 기사는 보고 ‘정말 그런가?’하고 진정을 한 뒤 팩트체크를 해봅시다.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는 기사, 자극적인 기사는 웬만하면 개소리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둘째, 현실은 음모론보다 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는 걸 인지하기. 가끔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모론은 ‘정말 그런가? 논리적으로 딱딱 연결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곳으로서 음모론은 개소리일 경우가 높다고 합니다. 근거와 증거를 믿어야 한다고 합니다.


셋째, 내가 믿는 담론을 믿지 않는 담론만큼 의심해보자. 우리는 어떤 믿음을 가지면 그 믿음을 깨기 싫어합니다. 그럴 때 한번 검증을 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내 의견의 반대편이라고 가정하고 내 의견을 부정하는 논리들을 찾아봅니다. 그러면 내 의견에 대한 더 좋은 근거를 발견할 수 있거나 내 의견이 틀렸을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책의 아쉬웠던 점을 서술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글쓴이가 외국인이다 보니, 미국의 정치와 관련된 예시가 많이 나와 와닿는 게 좀 적었습니다. 재미가 좀 덜어지죠. 그래도 추천사에서 나름 최근의 우리나라 이슈가 나와 시작할 때는 재밌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우리나라엔 어떤 개소리가 있었을까? 하고 찾아봤습니다. 웬걸! 찾아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바로 보였거든요.


저는 주식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나름 경제적 자유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죠. 근데 이 뉴스 기사라는 게 주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갑자기 어떤 기업의 좋은 기사가 뜬다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좋은 뉴스를 보고 분별력 없이 막 산다? 그러면 망하기가 쉽거든요. 개소리 판별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분별력이 돈과 직결되거든요. 혹시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남양유업 회사에서 자기 측 연구로 불가리스가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불가리스로 코로나를 99.8% 살균한다는 기사였는데, 그럼 백신 회사들은 왜 있나요? 전 바로 그런 의문이 들었고 저 주식을 사지 않았습니다. 물론 급등하고 사고 바로 팔고 하는 전략을 취할 순 있지만 위험하죠. 남양유업의 주가는 어떻게 됐을까요?




식약처에서 빠르게 ‘근거 부족’이라며 팩트 체크를 하면서 남양 유업의 주가는 폭락했고, 효과적인 코로나 치료제라 확신하고 주식을 산 사람은 치명적인 손해를 입었습니다. 분별력 없이 기사를 보면 얼마나 큰 손해를 볼 수 있는지 가장 대표적인 기사였죠. 남양유업은 이 ‘불가리스’ 사건으로 2개월간 영업 정지 처분을 받습니다.


꼭 주식이 아니어도 현실에서는 이렇게 허무맹랑한 소리가 넘쳐납니다. 삶을 주식 가격으로 비유하자면, 개소리는 거르고 좋은 정보, 쓸모있는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를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주가’를 훨씬 빠르게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였습니다.







응급의학과 의사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제법 안온한 날들』 (남궁민 저, 문학동네)


권지훈(18, 응용불교/사회복지)




금강이음새 학습튜터링 <북스타그램>에 내가 소개한 책은 남궁인 작가의 『제법 안온한 날들』 (문학동네)이라는 에세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응급의학과 의사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마주한 평범한 우리 모두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이다. Part 1에서는 나라에서 당신에게, Part 2는 응급실에서 당신에게 총 60편의 에세이 중 가장 첫 번째 chapter인 평생의 행운을 소개해볼까 한다.


혼잡한 주말 낮, 한 환자가 응급실 한복판을 지나 한적한 구석으로 들어왔다. 오래 투병한 듯 노쇠한 할머니. 아들은 옛날에 사고로 가고 없으며 보호자는 곁에 있는 작고 마른 노쇠한 할아버지 혼자였다. 2년 전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채 집에서 와병하는 전형적인 노령의 환자였다. 감염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를 지시하고, 콧줄 삽입과 동시에 환자의 퇴원 지시를 냈다.


한참 뒤 한편에서 갑자기 급박한 소리가 들렸다. 방금 보았던 할머니가 피를 뿜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할머니가 피를............” 콧줄을 삽입하다 생긴 일이라고 했다. 간경화로 인한 출혈로, 내시경으로 지혈한 기록이 환자의 차트에 있었다. 정맥류 파열이다.


할머니는 중환자 구역으로 옮겨졌고, 할아버지는 구역 바깥에서 말없이 서성대고 계셨다. 중심정맥관은 급박하고 신속하게 들어갔으며, 쏟아붓는 수액만큼 할머니는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위장관 출혈입니다. 수술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돌아가실 확률이 높습니다. 모든 게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할아버지는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몰라 했다.


죽음이 가까워진 할머니였지만, 분명 여기서 갑작스럽게 나빠졌다. 약간이라도 준비가 된 죽음과, 그렇지 않은 죽음을 달랐다. 게다가 코와 입으로 피를 쏟아내는 모습의 죽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동의서는 빠르게 작성되었고 수술을 시작하려는 순간 할머니의 심박이 떨어졌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면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콧줄을 넣은 사람, 콧줄 삽입을 지시한 사람, 출혈을 발견하고 대처한 사람, 수술을 결정하고 준비한 사람, 기타 의사 결정에 관여한 사람 등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는가.


누구의 책임일까? 책을 읽다 문뜩 내가 만약 저 상황이라면, 의사의 입장이라면, 할아버지의 입장이라면 나는 누구의 책임이라 생각을 할까? 의사라면 책임을 묻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보호자라면 나의 미안함과 죄책감, 속상함을 누군가에게라도 넘기고 싶었을 것이다.


수술방 밖으로 나가 할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할아버지는 아직 보지 못한 일이라 믿기지도 않는지 그냥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 죽음을 두고 우리는 책임을 헤아렸다. 오랜 투병을 거친 할머니였지만, 급박한 처치가 이뤄지던 수술대에서 유명을 달리했으며 그 위는 책임이 발생하는 곳이다. 최선을 다한 우리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인가. 혹여 할아버지가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는 이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여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가.


복잡한 생각으로 현장을 정리하던 우리에게 할아버지가 조심스럽게 다가왔고 애절한 표정으로 잠깐만 시간을 달라고 하였다.


할아버지는 가운과 수술복을 입은 사람들 사이로 혼자 걸어 들어갔고, 할머니는 수액과 핏더미를 주렁주렁 달고 축 처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한 손으로 할머니의 손을 붙들고, 다른 손으로 피투성이가 된 뻣뻣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윽고 할아버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책감으로 시신을 정리하려던 의료진은 전부 멍청하게 서 있었다. 이제 그들의 몸과 손은 가라앉아 다만 할아버지의 넋두리를 들으며 몸을 떨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숱한 죽음을 목격했던 강철 같은 사내들은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렸고, 할아버지는 이제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무릎을 꿇은 채 그 손과 얼굴을 붙들고 오래 그렇게 있었다.


“이제 부디 잘 가시게.......... 편히 잘 가게..........”


처음에는 평생의 행운이라는 제목을 보고 인생에서의 가장 큰 행복이나 뜻 깊은 순간의 내용일거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너무 뜻밖의 내용이라 처음에는 당황하였다. 그러다 중간쯤, 그래 평생의 행운이라고 했으니 할머니께서 무사히 회복하시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할아버지의 평생의 행운은 할머니, 여보. 당신. 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 중에서 할머니와 평생을 함께해서, 그 행운이 60년도 넘어서, 그래서 너무 운이 좋았네...


처음 이 단락을 읽을 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다시 천천히 한 글자씩 읽었고,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듯 나는 어느새 동화되어 책을 읽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누군지 모를, 할아버지의 행복을 빌며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60편의 사랑 이야기 중 한편의 내용 정도는 삶을 살아가며 문뜩문뜩 생각나거나, 가슴 속 한 켠에 자리 잡아 제법 안온한 날 꺼내보고 싶은 순간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법 안온한 날들을 보내길 바라며, 책 소개를 마친다.






당신의 삶은 어떤 양식인가요?
『소유에서 존재로』 (에리히 프롬 저)


김예찬(19, 불교학)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옆집 교수님의 소개 때문이다.


언젠가 교수님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교수님은 내게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소유냐 삶이냐(To Have or To  Be)』를 읽어볼 것을 권하셨다. 이 책에서는 소유양식과 존재양식의 대립되는 두 가지 개념이 등장하고, 저자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실존양식으로써 존재양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교수님의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흥미가 생긴 나는 곧바로 책을 구매해 읽기 시작하였다. 안타깝게도 독서 경험이 거의 없고 철학적 배경지식이 전무한 내게 책에 등장하는 개념어와 문장들은 매우 난해하게 느껴졌다. 다행히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대주제를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고,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책의 내용은 점점 흥미로워졌고,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었다.


이후 로터스칼리지 학습튜터링 중 독서모임인 '북스타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나는 발제를 통해 『소유냐 삶이냐』를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학우들과 함께 읽고자 하였다. 비록 이전에 1회독을 하였던 책이지만, 발제 준비를 하면서 다시 읽은 이 책은 이전에는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내용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책과 저자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발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무한한 소비를 부추기는 현시대에, 우리의 실존양식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금강웹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저자인 에리히 프롬은『소유냐 삶이냐』를 1970년대에 저술하였다. 1970년대는 재화의 축적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자본주의 시장 혹은 사회 전체에 팽배히 퍼져 있던 시기였다. 또한, '보다 많은 소유가 존재를 온전히 하는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술 의도 역시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선행 연구들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키고자 하는 중요한 삶의 가치, 혹은 구현 하고자하는 삶의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소유하는 것(To Have)'과 둘째, '존재하는 것(To Be)'이다. '소유하는 것'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개념이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중요한 가치, 즉 부나 명예나 권력 등이 그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존재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책에서는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우리가 어떻게 존재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당신은 무엇으로 대변되는가? 저자는 책에서 줄곧 질문을 던진다. 소유가 당신을 대변하게 할 것인가?, 삶이 당신을 대변하게 할 것인가?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것들은 결코 내가 소유한 것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것들은 필히 '나'의 가치관과 생각 그리고 인간다움, 삶의 방식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왜 그래야 하는가?' 책의 도입부에서는 약 20세기부터 시작된 산업의 성장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위대한 약속'으로 표현되는 물질적, 지적 성취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실로 유토피아적인 세상을 꿈꾸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류가 꿈꾸었던 '위대한 약속'은 산업시대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와 인간이 가진 '극단적 쾌락주의'와 '무제한적 이기주의'와 맞물려 허망한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책에서는 '환상의 종말'로 표현하였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을 통해 스스로가 '신'이 되려했던 인류의 시도는 실패하였고, 이로 인해 인류는 마음속 깊이 상처를 내제한 채,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자인 에리히 프롬은 인류의 이러한 실패가 인간의 욕망에 기인한 만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제하고 인간다움에서 인간의 존재 의의를 찾아야 한다는 인간변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부분의 신문, 잡지, 영화, 텔레비전, 유튜브 등의 매체는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소유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우리를 피폐하게 만드는 근본적 원인이 되며, 우리를 끊임없는 소비와 소모의 굴레에 속박시킨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에리히 프롬이 제시한 존재로서의 실존양식은 삶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우리는 소유와 존재 중 하나를 완전히 포기할 순 없지만, 소유보다 존재를 더욱 추구할 수는 있다. 결국, '소유양식'과 '존재양식'이라는 두 가지의 삶의 방식 중 어느 곳에 방점을 찍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소유냐 존재냐』, 홍신문화사(2012), p117


당신은 소유지향형 인간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존재지향형 인간으로 살 것인가? 






[편집 | 금강웹진] 박영서 sangmo2004@g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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