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뜨거웠던 이야기를
2002년 6월, 월드컵으로 붉게 물들었던 대한민국을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가 4강 신화를 이루고 터키와 3, 4위전을 앞두고 있어 뜨거웠던 그 날, 우리보다 더 뜨거웠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은 해군 제 2함대 소속 참수리 357호 대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2015년 6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뜨거웠던 이야기를
2002년 6월, 월드컵으로 붉게 물들었던 대한민국을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가 4강 신화를 이루고 터키와 3, 4위전을 앞두고 있어 뜨거웠던 그 날, 우리보다 더 뜨거웠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은 해군 제 2함대 소속 참수리 357호 대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2015년 6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에서는 6명의 사망자,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는 ‘서해교전’에서 ‘제 2 연평해전’이라 명명된 해전이며, 참전한 이들은 NLL을 침범해온 북한 경비정으로부터 NLL을 지키기 위해 싸운 해군 제 2함대 소속 참수리 357호 대원들입니다. 영화<연평해전>은 참수리 357호 대원들의 전우애와 애국심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는 박동혁 상병이 참수리 357호의 의무병으로 오면서 시작합니다. 참수리 357호의 대원들은 고된 훈련을 함께하며 가족과 같은 끈끈한 전우애가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날 북한의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오면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됩니다. 월드컵 3,4위전 경기가 열리던 날, 북한의 경비정이 또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속정 참수리 357호는 정부의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 ‘차단기동’을 하게 됩니다. ‘차단 기동’이란 배의 옆구리로 적선의 진로를 막는 방식인데, 배의 옆구리를 노출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참수리 357호는 북한의 경비정에 옆구리를 노출당해 중앙통제실 함교(조타실)가 명중당하고, 대응사격을 할 수 있는 포탑들이 차례로 가격 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정장 윤영하, 조타장 한상국, 의무병 박동혁을 포함한 6명의 사망자와 19명이 부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현실 속 인물이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극 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참수리 357호를 지켰던 故 윤영하 대위는 실제로도 해군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배를 사랑하고, 냉정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하를 아꼈던 사람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극 중에서 대원들을 위해 끝까지 키를 잡고 있었던 조타장 한상국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키를 잡고 발견되었던 것은 극화시킨 내용이라고 전해졌지만, 실제로 옆구리에 관통상을 당하고도 조타실을 지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故 한상국 중사는 당시 혼인신고를 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었고, 이틀 뒤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참수리의 침몰로 인해 약 40일 뒤에 발견되었고, 참수리 357호 대원 중 가장 늦게 발견된 것입니다. 그의 부인은 당국에서 기억해주지 않고 대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들을 영웅으로 대우해주는 것에 충격을 받아 이민을 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극 중 장애인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로 묘사되었고, ‘약통’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의무병 박동혁은 영화 속에서 묘사된 바와는 다르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계셨고, 두 분 모두 장애가 없으시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로 故 박동혁 병장은 ‘약통’이라고 불렸고, 따뜻한 배려심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 몸에는 부상자를 처치하다가 박힌 100여발의 파편이 있었고, 약 3개월의 투병생활 끝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그들의 실제 모습도 엿보고 난 후에 우리의 큰 함성 속에 묻힌 그들의 포탄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웠고, 그들의 노고를 통해 우리가 2002년 6월을 웃으며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제 당신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월드컵의 신화만을 기억하지 않겠습니다.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금강웹진] 나성경 201532007@g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