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랑기
어느 날 문득, 여행 어때?
청춘유랑기. 인생의 젊은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면서도 자유롭다. 10대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었고, 눈앞에 있는 것에 급급했다. 하지만 막상 20살이 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여행 어때?
이종혁(회계학과, 14)
청춘[靑春]
①십 대 후반(後半)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人生)의 젊은 나이
②또는, 그 시절(時節)
유랑(流浪)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님.
청춘유랑기. 인생의 젊은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면서도 자유롭다. 10대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었고, 눈앞에 있는 것에 급급했다. 하지만 막상 20살이 되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느덧 21살. 군대에 입대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년이란 시간, 똑같이 주어진 시간 에 어떤 걸 해야 좋을까?’ 반복되는 일상과 짧은 휴가 속에서 뭔가를 더 얻고 싶었다.
혼자 춘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조급하게 살아왔던 나에게 여유가 찾아왔고, 점차 여행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나는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20곳 정도의 국내여행을 해보았고, 해외여행으로는 일본이 처음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나의 청춘유랑기를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여행은 힐링 혹은 관광의 목적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다른 여행을 할 수 있지만 기간이나, 장소와 상관없이 준비할 때부터 설레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일본여행은 처음으로 가는 해외였고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없었기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행은 마냥 막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소만 정하고, 티켓만 예매 했을 뿐, 숙박 이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여행 직전까지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났을 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과의 첫 해외여행’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설렘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그 설렘을 안고 오사카로 향했다.
처음에 도착한 곳은 도톤보리였다. 오전에는 오사카성을 들리고, 스파스미노에 온천을 즐긴 이후 다시 도톤보리를 찾아왔다. 우리가 갔을 때는 불빛이 가득한 거리가 이어졌고, 야간까지 개장하는 시기였다. 그 자체로도 좋았지만, 이전까지 카무쿠라 식당에서의 라멘과 오사카성에서의 녹차아이스크림밖에 먹지 않았기에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이 곳은 더욱 반가웠다. 일본인들은 물론 외국인과 한국인도 많았고 대부분이 즐거워하며 밤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좋았고, 그날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아침이 밝을 때쯤, 어렸을 적 꿈의 공간에 근접한 곳인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에 도착했다. 다들 처음 가는 곳이기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표를 예매하기 전부터 들떠있었다. 각자가 예전에 한번쯤 봤었던, 상상했던 헐리우드 영화체험과 실제로 보고 싶었던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고, 우리는 동심으로 돌아가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은 정말 많았다. 대기시간이 길었음에도, 놀이기구를 타고난 이후에는 그 기다림이 잊혀지는 듯하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우메다 공중정원에서 야경을 보며 두 번째 밤, 7/7일(칠월 칠석)의 밤을 보냈다.
세 번째 아침이 찾아왔다. 항상 여행의 절반쯤 왔을 때는 기분이 미묘하다. 아쉬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이때, 우리는 아쉬움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우리만의 추억을 더 많이 남기고 싶었다. 많은 장면을 눈에 담고 싶다는 생각에 오사카에서의 시간을 뒤로 하고 교토로 향했다. 오사카는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느껴졌다면, 교토는 일본만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산네자카,니넨자카 거리의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부터 아라시야마의 대나무숲에서의 시간으로 인해 우리는 눈도 마음도 행복할 수 있었다.
어느덧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사진을 보며, 그날을 되새겼다. 그 당시의 추억이 담겨져 있고, 그 속에서는 다른 분들도 같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이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과 각자의 경험, 생각을 이야기함으로써 더 넓은 시각을 얻고 무언가를 배우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여행을 다닐 때에는 ‘여행’을 통해 작다면 작은 공통점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언어가 달라도 서로 웃으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고, 사진도 찍으며 그날의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이처럼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여행을 다른 분들에게도 알리고 싶고, 시간이 지나 이 기억들이 희미해질 때 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