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랑기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요즘 ‘최순실 게이트’와‘ 정유라 부정입학’ 등의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거의 다 차오를 때마다 항상 이슈 몰이는 있었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 건이 다른 대통령 때 보다 더 심각하고 더 많이 회자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김수연 (국제통상학부, 16)
요즘 ‘최순실 게이트’와‘ 정유라 부정입학’ 등의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거의 다 차오를 때마다 항상 이슈 몰이는 있었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 건이 다른 대통령 때 보다 더 심각하고 더 많이 회자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 내에서나 친구들 사이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최태민 일가’이다. 인터넷을 보니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에서 집회가 열린다는 정보가 나와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번 집회에는 꼭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1월 5일, 촛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으로 가기로 했다.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국가가 흔들릴 정도의 이러한 문제는 역사책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오로지 국민의 권력으로 나라가 운영된다고 배웠는데 그런 배움이 무색해지는 것 같아 혼란스러웠다. 한 나라가 무당의 손에 의해 움직였었다니......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민주주의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1980년대 우리 부모님들이 대학생이었을 때는 대학생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민주화 운동을 하셨다. 그러한 의식을 본받아 현재 우리 대학생들도 좀 더 사회에 관심을 갖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에 도착해서 밥을 먹은 후 지하철을 타고 광장 역에 내렸다. 역에서부터 집회로 모인 사람들 때문에 광화문까지 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광화문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는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그 구호를 외치는 것이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조금씩 입을 열고 움직이니 금방 따라 할 수 있었다. 비록 지금 시국이 어지럽지만, 이곳에서 모두가 하나 된 모습을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전율이 느껴졌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붉은 악마’로 하나가 되어 열띤 응원을 펼쳐 해외에서 이러한 나라가 없다고 칭찬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런 단합을 이곳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 같아 왠지 모를 뿌듯함 마저 느껴졌다.
자칫 ‘나 하나쯤 안 나가도 다른 사람들이 집회에 참가하겠지’라고 생각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도 반납한 회사원들, 학교 끝나고 책가방을 멘 채로 조그마한 발걸음을 움직인 중·고등학생들, 과 잠바를 입고 의지에 불타오른 대학생들 그리고 자식들 손을 붙잡고 나온 부부들을 보니 정말 우리 국민들의 손으로 나라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앞으로 시국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번 집회에 참여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우리 대한민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리라고 굳게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