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유랑기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한 시간
길고 긴 추위를 버티고 나니 봄바람에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계절인 봄이 찾아왔다. 모두가 즐거운 개강을 맞아 학교에 웃음꽃이 활짝 피고 분주한 캠퍼스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가게 된 나는 홀로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달콤한 여유에 익숙해질 무렵, 출발 30분 전이 되어서야 뭔가 잘못됨을 깨달았고, 정신없이 짐을 싸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그것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한 시간
한기오(국제통상통역, 14)
길고 긴 추위를 버티고 나니 봄바람에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계절인 봄이 찾아왔다. 모두가 즐거운 개강을 맞아 학교에 웃음꽃이 활짝 피고 분주한 캠퍼스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가게 된 나는 홀로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달콤한 여유에 익숙해질 무렵, 출발 30분 전이 되어서야 뭔가 잘못됨을 깨달았고, 정신없이 짐을 싸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그것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한낱 인간이 비행기라는 기계에 탑승하여 하늘을 날고 있으니, 하늘이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이상기류가 있었지만, 무사히 일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일본에 처음 도착하여 향한 곳은 바로 도쿄에 있는 홈스테이 집이다. 본격적으로 일본어사용을 할 수 있겠다며 기대하고 있었다. 하나, 이곳은 영어, 한국어, 일본어를 구성원 모두 유창하게 할 수 있었고, 한 문장에 3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대화법을 배울 수 있었다. 제4의 언어를 배운 느낌이었다.
4월 10일, 드디어 학교가 개강했다. 그동안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무척이나 좋았는데, 8월에 방학할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새로운 곳에서 캠퍼스생활을 하는 건 역시 설렘 가득하였다.
그러한 설렘을 안고 동아리를 들고자 이곳저곳 알아봤다. 둘러본 끝에 흥미를 갖게 된 건 나기나타였다. 나기나타는 2m의 큰 장도를 사용하는 무술로서 검과 창, 그리고 봉을 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자연 속에서 봉을 휘두르는 멋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입부했고, 상상대로 선배들의 무술 모습은 멋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멋있는 선배들의 무술을 막지 못했고,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힘없이 떨어진 낙엽과도 같았다. 내 모습은 마치 드넓은 대지에서 멧돼지에 공격당한 모습 그 자체였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다른 동아리도 겸해서 4개를 활동하고 있는데 즐거운 일본 생활을 하고 있다.
4월은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았다. 신입생 환영파티, 동아리홍보파티, 유학생파티, 세계 일주 설명회 파티 등 이리저리 열심히 참석했다. 신입생은 아니지만, 신입생처럼 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그중에서 이나게 고교에서 하는 활동은 고등학생들에게 직접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뜻깊고 즐거웠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한국에서도 하지 않던 다이어트를 일본에서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일본에 오기 전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한 내가 떠올랐지만 그러기엔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그렇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먹기로 했고, 정말 열심히 먹었다. 현재는 체급을 올리고자 양껏 먹고 있다. 오늘도 파티가 있다는 소식에 내 발걸음은 이미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다.
일본에 와서 이곳저곳 많이 다니긴 했지만, 꼭 보고 싶은 게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벚꽃이었다. 따뜻한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활기찬 봄에 새순들이 쑥쑥 올라오는 이 계절. 그중에서도 일본에 온 만큼, 벚꽃을 보고 싶었다. 벚꽃 개화 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초였기에 한국에서는 한창 학교에 다닐 때였으니 일본에 올 수 없었다. 하지만 모처럼 교환학생을 통해 기회가 찾아왔고 나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일주일간 비가 온다는 소식에 길에 떨어진 벚꽃을 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삼일 낮 삼일 밤에 걸친 벚꽃투어를 계획했다. 그렇게 보러 간 벚꽃은 생각한 것보다 눈부시고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사진을 공유한다. 일본에 있는 동안 열심히 돌아다닌 덕에 평생 볼 벚꽃 구경을 모두 눈에 새길 수 있었다. 교환학생 생활은 다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벚꽃까지 보았으니 이제 풀지 못한 원한은 없으리라.
일본에 와서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쇼핑도 하고, 놀러 가고, 수업도 듣고, 친구를 만드는 것까지 참 간단한 일들인데 외국에 나오니 내가 더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한국에 있을 때만큼 쉽지 않다.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생활했던 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뜻깊은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지내보고자 한다. 현재 해안가에서 신선한 바닷바람과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글을 쓰고 있는데, GGU학우들의 미래도 아름답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대들의 화창한 미래에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