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민 청원의 이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 청원 게시판이 신설되며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사례가 늘었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39만여 건에 달하는 청원이 게시되어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우들 또한 청원을 작성하거나, 게시된 청원에 대한 동의를 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국민 청원의 이면
장문영 (글로벌 융합 학부, 18)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 청원 게시판이 신설되며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사례가 늘었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39만여 건에 달하는 청원이 게시되어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우들 또한 청원을 작성하거나, 게시된 청원에 대한 동의를 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선, 국민 청원 게시판은 2017년 8월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신설되었다. 2011년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시작한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을 참고하였으며,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함‘의 국정철학을 반영한 바이다. 국민 청원은 해당 청원에 대해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경우,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청원 완료 후 30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국민 청원은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직접 민주주의의 본보기라는 평을 받고, 다소 주목받지 못하던 사건들이 청원을 통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존재하진 않는다. 부정확한 사실을 사실인 양 작성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빚어 무분별한 사회적 낙인과 여론 재판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 12월 27일 자로 정부로부터 답변을 받은 청원 답변 73호의 경우가 그러하다. 해당 청원은 동영상 하나를 제시하였다. 동영상은 군포의 한 개 농장에서 촬영된 일이며, 개 한 마리가 망치로 머리를 맞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새끼에게 달려가 젖을 먹이고 핥아주다 죽어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청원자는 이를 토대로 식용견에 대한 도살 행위를 멈추어달라는 호소를 하였으며, 21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청원에 제시된 동영상은 2016년 10월 태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개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고 소개된 적이 있어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교통사고 당한 개가 개 농장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은 개로 둔갑한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개 식용에 따른 도살장 문제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호소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이용함으로써 사람들의 동의를 받은 것은 잘못된 일이다. 정부 관계자 또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청원에 함께한 국민의 힘을 잃을 수 있기에 진솔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남겼다.
청원을 통해 통과된 윤창호 법과 김성수 법은 모두 함께 뜻을 모은 국민이 이뤄낸 결과이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에는 거짓 없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은 해당 청원에 부정확한 사실이 포함되었는지 알 방법이 없어 글 내용을 전적으로 믿고 동의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이 때문에 청원자 본인이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도 청원에 관한 내용이 부정확하지는 않은지, 한쪽으로 쏠린 의견문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