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악의 가면, 사이코패스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의 문제가 대두된 것, 사회의 문제로 나타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아마 ‘유영철 사건’이 있었던 후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사람이다. 악마일까, 모순된 사회의 희생양일까? 유영철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았을 정도로 연쇄살인범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한 사이코패스를 동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들의 범행을 철저히 연구 한 후,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악의 가면, 사이코패스
장문영 (글로벌융합학부, 18)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의 문제가 대두된 것, 사회의 문제로 나타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아마 ‘유영철 사건’이 있었던 후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사람이다. 악마일까, 모순된 사회의 희생양일까? 유영철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았을 정도로 연쇄살인범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한 사이코패스를 동경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들의 범행을 철저히 연구 한 후,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난 ‘사이코패스’에 한때 많은 관심을 가졌다. SNS에서 ‘사이코패스 자가진단’이라는 것이 올라오면 지나치지 않고 한 번은 꼭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두된 사이코패스라는 문제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던 건 사실이었다. 유영철은 이 검사에서 34점의 점수를 받았고, 수치상으로는 사이코패스가 틀림없다고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코패스의 정의가 다소 낯설 수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꽤 오래되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BTK사건이다. 미국에서 30년 만에 검거된 BTK범죄자는 평범한 공무원에, 교회에 다닐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으며 이웃들에게도 아주 좋은 인상을 남겼으므로 그가 사이코패스일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연쇄살인마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미국은 충격의 도가니였다.
사이코패스의 정의를 내리자면, 동정심을 느끼는 뇌 기능이 상실된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이다. 사이코패스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들은 감정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여 자신이 가진 매력을 미끼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용하고 실제 범죄에 끌어들인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공포와 두려움에 대한 감정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정심을 느끼지 못한다. 사이코패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숨기기 위해 정상적인 척을 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들은 희생자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감정도 느낄 수 없고 희생자에 대한 배려도 없는 것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런 특징이 성적인 경향과 결합하여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범죄자를 검거하면 그를 사회로 다시 내보내기 위해 재사회화를 하거나 알맞은 치료를 하여, 후에 원만한 생활을 하고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게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치료라는 용어보단 ‘관리’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고 한다. 치료는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들은 치료에서 사람을 더 잘 조종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즉, 치료를 할수록 재범률이 높아진다. 대게 치료를 하면 재사회화를 하여 재범률이 낮아지기 마련인데, 사이코패스는 치료하는 과정에서 남의 감정을 공감하고, 양심을 느끼는 등 사이코패스의 약점을 학습하여 사람을 더 잘 다루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일반인 중 사이코패스는 많이 존재하지만, 본인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 그대로 우리 주변에 사이코패스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라는 부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은 성공을 위해 타인을 악용하며 권력 관계에서 사람을 다룬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정치가, 대단한 사업가 중에서도 그러한 부류가 있다고 생각하니 놀라우면서도 약간의 우려가 생겼다.
전두엽은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며 인간의 공격성을 억제시키는 기관이다. 폭력적인 장면을 보았을 때 일반인은 전두엽에 반응이 나타나지만, 공격성이 강한 사람은 전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반응을 나타낸다. 전두엽뿐만 아니라 세로토닌 또한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데, 세로토닌이 없으면 공격성이 상승한다. 따라서 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이코패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체의 문제와 더불어, 유전자로도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는 MAOA 유전자가 있다. 다시 말해,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선천적 요인이 범죄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사회화를 거치며 유전자와 환경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듯하다.
사이코패스로 태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을 때, 유전자를 바꿀 수 없다면 환경과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