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No Saturday
지난해 마지막 날인 2016년 12월 31일 우체국 집배원이 배달 도중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김춘기 집배원은 택배를 나르던 도중 빌라 계단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으며 오후 2시경 동네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원노동조합(이하 집배 노조)은 사인을 토요 근무제 도입에 따른 과로사로 보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No Saturday
김서회(불교문화학부, 17)
지난해 마지막 날인 2016년 12월 31일 우체국 집배원이 배달 도중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김춘기 집배원은 택배를 나르던 도중 빌라 계단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으며 오후 2시경 동네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원노동조합(이하 집배 노조)은 사인을 토요 근무제 도입에 따른 과로사로 보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집배 노조는 “토요 택배가 동료를 앗아갔다.”, “우정사업본부는 장시간 중 노동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가족 같은 동료를 잃은 슬픔을 전했다.
집배원의 토요 근무제는 지난 2015년 10월 다시 도입됐으며, 이는 집배원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 우정사업본부가 1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우정사업본부가 토요 근무제를 다시 도입함으로써 우리는 신속함과 편리함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주당 집배원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 월평균 노동시간은 240시간,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시간에 달한다. 이는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일반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보다 주 12시간, 월 53시간, 연 621시간을 더 일하는 셈이다. 노동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노동인력 역시 그에 맞춰 증가해야 하지만 턱없이 모자란 인력 수준으로 집배원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다. 집배 노조에 따르면 이로 인해 지난해 사망한 집배원은 총 6명으로 이 중 5명은 모두 길에서 갑자기 쓰러져 우리 곁을 떠났으며, 1명은 교통사고에 의한 사고라고 전했다.
이렇듯 집배원들의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면서, 집배원의 ‘토요 택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알게 된 많은 사람이 ‘토요 택배’를 받지 않아도 되니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을 우선으로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토요일 택배에 반대하고, 순직하신 집배원분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우편함에 국화꽃 한 송이를 꽂는 ‘No Saturday’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노동시간 감축이나 토요 근무제도 변경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다.
우리가 별다른 감정 없이 택배를 기다리는 토요일이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나를 잃어버릴 수 있는 하루가 될 수도 있다. 토요 근무제도는 단순히 노동 시간의 증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일이므로 하루빨리 합당한 대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주말 업무시간 추가로 인한 집배원들의 장기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으로 100여 명 정도의 인력이 증원된 상황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집배원들의 병폐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증원 인력이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채용 확대 노력을 통해 집배원들의 노동 시간 감축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집배원들을 위한 건강관리와 안전 대책을 체계적으로 구체화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주 6일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택배를 배송해야만 하는 그들의 근무 환경이 어쩌면 우리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는 아닐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단순히 “집배원”이 아니라 한 가정의 기둥이자, 누군가의 친구이며, 자식임을 인지하고 그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공무원은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통념과 거리가 먼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국가기관인 만큼 구성원들의 안전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