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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돼지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Hit : 1329  2017.02.01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이다. 적게 가진 자가 있다면 넘칠 만큼 많이 가진 자도 존재한다. 강한 자는 모든 것을 갖고 있지만 약한 자는 부, 명예, 권력, 그리고 권력자들에게 대항할 용기조차도 없다.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은 우리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돼지세상을 바꿀 수 없다.

이서연(사회과학부,16)


우리 사회는 계급사회이다. 적게 가진 자가 있다면 넘칠 만큼 많이 가진 자도 존재한다. 강한 자는 모든 것을 갖고 있지만 약한 자는 부, 명예, 권력, 그리고 권력자들에게 대항할 용기조차도 없다.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은 우리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회사가 부도 난 경민은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해한 후 종석에게 연락한다. 종석은 15년 만에 연락해온 경민이 반갑지는 않지만 여자친구와 싸운 뒤 집을 나와 갈 곳이 없던 차라 그와 술자리를 갖는다. 그들은 술을 마시며 15년 전, 중학교 시절을 회상한다. 그들이 있던 중학교는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권력자부터 그들의 놀잇감이 되는 아이들까지.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과 규칙이 있었다. 경민과 종석의 계급은 그다지 높지 못했고 그래서 그들은 항상 권력자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숨죽이며 힘 있는 자의 말에 굴복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위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경민과 종석의 앞에 철이라는 존재가 혜성처럼 나타난다. 철이는 권력자에게 기죽지 않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는 영화에 나오는 영웅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철이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홀어머니의 아들로 당하고 살지 않으려면 악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였다. 칼을 지니고 다니며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달고 다니는 비관론자인 것이다. 철이는 학교의 권력자들과 맞서지만 결국 퇴학을 당한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한 철이는 학교의 모든 사람들 앞에서 공개 자살을 하려한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힘들게 일하는 어머니를 본 뒤 마음이 바뀌고 사람들에게 겁만 주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다. 하지만 이 계획을 알게 된 종석은 철이를 옥상에서 밀어버린다. 이 모든 전말을 알고 있었던 경민은 학교에서 종석에게 자신의 처지, 과거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고는 철이가 죽었던 그 장소에서 똑같이 자살한다. 그렇게 종석은 차가운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이들의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 같다. 서로가 자신보다 조금 더 약한 자를 괴롭히며 그것을 양분삼아 살아가고 스스로 합리화하고 자위하며 버텨나간다.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이 계급의 꼭대기에는 인망과 재력을 모두 가진 ‘개’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개들과 보이지 않는 계급을 깨부수려면 아주 큰 용기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에 나오는 보통의 아이들, 즉 ‘돼지’들에게는 힘도, 용기도 없다. 평범한 가족 영화라면 이 스토리는 경민과 종석, 철이가 반의 권력자들을 누르고 모두가 행복한 학급생활을 하는 권선징악의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 보여주는 현실은 참혹하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철이도 잠시 ‘돼지의 왕’이 되었을 뿐 ‘돼지’라는 신분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강자 앞에서 굴복한 전학생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종석도, 힘 있는 자의 뒤만 따라다닌 경민도, 이 모든 사건을 방관한 학우들까지 결국에는 모두 돼지인 것이다. 돼지는 온종일 먹을 생각만 하며 자신을 살찌우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살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도축하는 자의 것이다. 돼지들은 이조차 모른 채 살을 불려간다. 소수의 권력자를 위해 아무것도 모른 채 사육되는 그런 존재. 또한 그들은 무력하고 마음까지 비열한 존재이다. 이런 돼지들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 수박에 줄을 긋는 다고 호박이 되지 않는 것처럼 돼지 중에서 잘나봐야 ‘돼지의 왕’ 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다. 


돼지는 우리 주위에도 가득하다. 현실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소시민들, 직장 상사 앞에서는 아무 말 못하지만 가족에게는 막말을 해대는 사람들, 사소한 것에는 불같이 화내지만 정작 큰 불의를 보면 입을 다무는 사람들. 이런 돼지들은 항상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에게만 불평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힘든 이유는 주변이 아닌 더 큰 세상에 있지만 이 세상에 대항할 능력, 여유 그리고 용기조차 없는 것이 돼지들이다. 돼지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항상 타락해 있고 불안정 한 것은 짐승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돼지들이 더 많아서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내 자신도 그들 중 한 마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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