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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브리타임과 익명성에 대한 고찰

Hit : 1429  2020.01.01

요즘 대학 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이 전국적으로 시끌벅적하다. 에타는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 졸업생들이 전국 대학교 스케줄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처음 만들었고 학점계산, 강의평가, 책방, 메모, 그리고 학내 커뮤니티 역할까지 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그 형태가 발전해왔다. 전국 400여개 대학교에서 에타가 널리 이용되는 최근 추세에 따라, 금강대 학우들도 에타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최근 에브리타임 익명성에 대한 고찰






* 금강웹진은 지난 달 금강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요즘 에타에 대한 고찰’글을 작성하셨던 분께 칼럼을 요청했습니다. 예민하고 날카롭던 에타 게시판에 따스한 훈훈함을 나눠주신 칼럼 작성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요즘 대학 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이 전국적으로 시끌벅적하다. 에타는 성균관대학교 통계학과 졸업생들이 전국 대학교 스케줄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학점계산, 강의평가, 책방, 메모, 그리고 학내 커뮤니티 역할까지 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그 형태가 발전해왔다. 전국 400여 개 대학교에서 에타가 널리 이용되는 최근 추세에 따라, 금강대 학우들도 에타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각종 커뮤니티의 공통적인 특징은 ‘익명성’이다. 익명성은 사회집단에서 개인이 불특정 다수의 일원이 되면 그 자주성과 개성적 요소를 상실하고 평균화돼 버리는 성질, 즉 도시사회 대중화 현상의 하나로 일컫는 사회학 용어라고 정의되어있다. 이러한 익명성은 ‘양날의 검’과 같이 다루어진다. 보통 익명성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요소를 많이 떠올릴 것 같지만, 정치·사회·경제적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긍정적 영향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공공기관 내의 내부고발’이다. 공익제보는 대체로 익명성을 기반으로 수렴되며, 익명을 기반으로 한 내부의 감시자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높은 언론지수를 형성시킨 주역들이다. 주변국 북한, 중국, 일본을 통틀어 봐도 이처럼 정치에 대한 관심, 참여도가 높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떠올리다시피 현재 사회에서 익명성은 부정적인 요소가 만연해있다. 일부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하던 정치·사회·경제적 분야에서도 허위사실 유포가 근거 없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니고, 남에 대한 욕설이나 비방으로 인해 초래된 설리, 구하라 사건도 빼놓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렇게 익명성을 방패 삼은 각종 사이버 일탈 행위가 위험 수준에 이르자 최근 정부에서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겠다는 정책까지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익명을 이용한 사이버 폭력과 거짓을 막는 데 필요하다.’라는 찬성론과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에타에선 과연 어떠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을까?


대학생의 문화의 장인 에타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는 분위기이다. 타 대학 에타의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선민사상, 피장파장, 이중 잣대, 배타적 성향, 혐오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숭실대학교 신문사 ‘숭대시보’에서도 이를 경고하고 비판했다.


“악플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공론의 장’인 인터넷이 악플로 인해 ‘혐오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가도 예외는 없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이번 총학 선거에 출마한 양 선본을 비하하는 글이 게시됐다. 지난 합동공청회에서 양 선본의 부후보는 익명 비방글에 대한 질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의사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무책임한 행위까지 용인돼선 안 된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글을 작성해 사실 또는 거짓 정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행위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 처벌 가능하며,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가중처벌 될 수 있다. 무책임하게 악플을 일삼는 이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또한, 이들은 표현의 자유가 혐오 표현까지 용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숭대시보 – “악플과 익명성” (2018.12.03. 1221호 기사) @박재형 기자 >


이러한 극한의 상황을 만든 것은 에타 관리자의 책임도 크다. 마치 방임주의로 대학 또는 각 게시판에 따른 운영자가 없고 허위신고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존재하지 않다는 사례가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페이스북도 2004년 당시 19살이었던 하버드 대학교 학생 마크 저커버그, 에두아르도 세버린이 대학 내 학교 기숙사에서 사이트를 개설한 일부 소셜 미디어가 아이비리그로 확산하여 학교 네트워크 사이트로 유명해졌고 2006년에는 일반 사용자들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지금은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6위에 해당하는 명실상부 거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에타도 성균관대 통계학과 학생들끼리 시작한 어플리케이션이지만, 현재는 전국 대학 커뮤니티로 확산하였고 향후 이것이 페이스북과 같이 전 세계 대학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수준의 성장을 이룰만한 사회적 책임의 기반이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 우리 대학 에브리타임 상황 : 기숙사, 피플카에 대한 저격글 >


우리 학교 에타도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진다. 대수롭지 않은 일상 또는 질문글에 대한 비아냥거림, 학교시설 이용 비양심자에 대한 저격글, 젠더갈등 등의 부정적 흐름이 심심찮게 포착된다. 물론 각자 가치관의 차이, 비양심자 공익제보로 인해 사건의 재발생 방지, 자유로운 정치적 견해표현 등의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 간의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며 눈살이 찌푸려지는 분쟁을 일으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소규모 학교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된 커뮤니티라고 해도 이러한 논란 속에서 피해자의 신원이 너무나도 쉽게 밝혀지고 만다. 




< 한밤중에 이뤄진 자발적인 선행 : 정수기 청소 >


그래서 나는 현재 분노와 갈등으로 가득 찬 에타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학기 초에 나는 친한 학우들과 보이지 않는 ‘선플위원회’를 조직해 부정적인 게시글이 발견되는 즉시 카카오톡 단체톡방에 이를 공유하고 선플위원이 투입돼서 그를 방지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하지만 각자 주어진 학업에 바쁘고 관리자도 아닌데 무급으로 활동의 지속성을 이어나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던 와중 마침 남자기숙사 5층 정수기도 여자기숙사 3층 정수기와 같은 사건이 있다는 제보를 접하고 ‘아! 이를 청소하고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커뮤니티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당장 행동으로 옮겼다. 물론 모두가 생각하다시피 남이 어지럽힌 것이고 나에게 물질적인 보상도 없거니와 손에는 찝찝한 음식물이 묻어서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여태까지 봐왔던, 꼬여있는 일부 학우들이 ‘생색내는 거냐’라는 식의 비아냥이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나의 간절함은 그러한 우려를 뛰어넘어 긍정적인 효과를 끼쳤다. 삽시간에 수많은 ‘좋아요’와 칭찬의 댓글들이 넘쳐났고 내 게시글은 이윽고 HOT게시판으로 등극했다. HOT게시판은 내가 바라던 따뜻한 게시글로 가득했다. 학생회 체육대회, 축제의 노고에 대한 감사, 학우들이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대한 공유 등의 자유게시판의 수많은 비난글이 무색할 정도로 ‘클린’했다.


익명으로 웹진에 투고하는 나는 자세한 사항을 얘기할 수 없지만 다음 학기 학교에 없다. 그래서 학교를 떠나기 전에 무언가를 남기고 가고 싶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큰 흐름을 급격하게 선회시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지 않던가. 사소한 선행이 주축이 되어서 앞으로 대다수의 선플만이 존재하는 에타가 되었으면 한다. 익명게시판의 본질은 ‘구성원이 스스로 정화하는 노력’이다. 우리 모두 성숙하고 건전한 대학문화 형성에 힘쓰는 금강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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