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안정적 창의인재
인간이 사회성 없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깊이 생각지 않고 긍정으로 답변한다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거의 진리에 가까운 말과 상충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다. 얼핏 보면 대단한 것 같으나 서당 개는 3년 동안 훈장님의 말을 모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설령 천자문을 암송한다 해도 그 뜻을 알고 있을까? 기계적인 반복 청취 때문에 음운을 소리 내는 것뿐이다.
안정적 창의 인재
김성연(사회과학부, 16)
인간이 사회성 없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깊이 생각지 않고 긍정으로 답변한다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거의 진리에 가까운 말과 상충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다. 얼핏 보면 대단한 것 같으나 서당 개는 3년 동안 훈장님의 말을 모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설령 천자문을 암송한다 해도 그 뜻을 알고 있을까? 기계적인 반복 청취 때문에 음운을 소리 내는 것뿐이다. 서당 개의 모습에서 창의성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우리 사회가 금수에게까지 사회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이 속담에서 개로 대유되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성도 없어서는 안 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 또한 갖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지난 6월 27일 별세한 앨빈 토플러 박사는 한국 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말이 조금 거칠긴 하지만 그의 말처럼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 모두를 실제로 실생활에 적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함께 어울려 무리 속에서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남들과 다른 것을 느끼고 깨달아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다. 그 출발점에는 사회성뿐 아니라 창의성도 자리를 잡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바이다.
우리는 창의성의 대가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중에는 세계 IT 기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 중퇴했으며, 빌 게이츠 역시 하버드를 중퇴한 뒤 자신의 꿈을 좇았기에 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앨빈 토플러 역시 대학을 중퇴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정해 놓은 틀을 따라 사는 것을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그 길이 그른 선택은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이 수천 년 동안 그 길을 따라왔다. 하지만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 뛰어들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 역시 굉장한 가치를 갖는다. 이는 학벌, 인종, 성별, 종교, 사회성 등을 통해서만은 가능하지 않다. 확고한 신념과 그 신념의 기초에 있었던 창의성, 그리고 소신 있는 추진력 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흔히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창의성을 맘껏 발휘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 반대편에서 한국 교육을 통렬히 비판하는 사람들은 한국 교육의 창의성 결여를 문제점으로 꼬집는다. 이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가 논쟁의 장에서 오고 가는 형국 가운데 굳이 사회성과 창의성이라는 두 개념을 대립 관계로 설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는 우리가 사회성을 먼저 고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대사회 체계에서 시도되는 창의적 도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합당한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만일 빌 게이츠의 아이디어와 사업이 실패했다면 역사책에 영영 기록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사회성에 중점을 두고 생활하면서 어느 정도 사회 전반에서 안정적인 틀을 잡은 뒤에 창의성을 발휘할 방법들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생각한다.